세계 한인의 날을 기념해 재아 한인회가 주최하고 한인상인연합회가 주관한 ‘한인의 날’ 축제는 이제까지 한인이민 역사상 규모나 인원동원에서 약 4만 명에 달하는 최대의 기록을 남긴 한국 문화 대잔치였다.
6일 오후 내내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베자네다 한인상가 지역에서 성황리에 진행된 이번 축제에는 불고기, 잡채, 떡볶이, 비빔밥, 김밥 등 한국음식을 비롯한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음식부스가 마련, 불티나게 음식이 팔렸다. 또한 한국의 대기업인 삼성, 기아, 현대를 비롯해 현지 한인 업체들의 부스들도 함께 자리했다.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에서는 행사장에 온 사람들을 위해 평통 로고가 인쇄된 종이 모자를 제공하며 한반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한인방범위원회에서는 치안 유지에 만전을 기했다.
개막식이 진행되기 전인 한 시간 전부터 이미 많은 인파가 운집해 움직일 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였고, 화창한 날씨여서 가족동반, 또는 친구들과 함께 온 한인들과 K-Pop 팬클럽, 현지인들로 대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의 1부 순서는 배우 이정화, 김창성 씨가 사회를 맡고, 변호사 황지영 씨가 축사의 통역을 도운 가운데 오후 12시40분, 행사장 입구(Av. Nazca와 Av. Avellaneda 교차로)부터 무대까지 사물놀이 누리패가 길거리 공연을 한 후, 1시부터‘대한민국 초등학교’ 학생들의 아르헨티나 국가와 애국가 제창과 더불어 개막식이 시작됐다.
개막식에서 노윤호 한인회장은 “화창한 날씨에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돼 기쁘며 본국에서는 10월 한인의 날 주간을 1주일로 정해 다양한 축하 행사를 한다”고 설명하고, “작년이 한아수교 50주년이었는데, 이민 50년 만에 한인들은 자리를 잡고 이처럼 한국의 문화를 아르헨티나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큰 축제를 만들었다”며 행사 준비를 맡은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에우헤니아 비달 부에노스아이레스 부시장은 자신이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플로레스 지역 출신이라고 소개하고 “이 지역이 성장과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한 한인사회에 감사드린다”며 “언어와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 성공해 이처럼 성대한 축제를 여는 것에 대해 크게 존경한다”고 인사했다.
마르띤 아리아스 두발 이민청장은 “아르헨티나를 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이 국가발전을 위한 길라고 생각해 왔고, 인종차별이 없는 평화의 나라로 이 땅에 정착을 원하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면서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인 영주권 신청 절차도 쉬워졌고, 지난 주 한인회와 불법체류자를 구제하는 상호협약을 맺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병길 대사는 “이민 50년에 이런 큰 행사를 할 수 있는 한인들의 저력 때문에 가슴이 벅차오른다”면서 “이번 행사가 한아 양국이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돼 줄 것”을 기대했다.
내빈들의 축사가 끝나고 한병길 대사는 뻬냐 구청장에게, 노윤호 회장은 두발 이민청장에게 각각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경찰 악대의 공연과 내외귀빈 퇴장 및 자리정돈을 한 후, 오후 2시부터 본국에서 초청한 퓨전국악 걸 그룹 ‘미지’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마지막으로 부른 ‘강남스타일’에 관중들도 덩달아 춤을 추며 축제의 열기를 더해 갔고, 포르투갈과 인디아의 전통춤 등 다국적 축하 공연도 이어졌다.
오후 3시 40분경부터 시작된 2부 순서는 방송인 황진이 씨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민속국악원의 부채춤, 고전무용이 공연되는 동안 현지인들은 열심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한국의 전통춤에 매료됐다. 또한 아르헨티나에 태권도를 보급한 김한창 대사범이 이끄는 한국학교 학생들과 아르헨티나 태권도협회 시범단의 품세, 겨루기, 격파 시범, 그리고 IYF와 누리패 사물놀이가 이어졌다.
이정화 씨의 사회로 진행된 3부 순서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유수정 탱고팀과 현지 음악 밴드 ‘마르 아쑬’의 공연에 이어 현지 젊은 층을 열광시킨 K-Pop 공연이 계속됐다. 순서에는 제1회와 제2회 경연대회 우승자 ‘VIQO’와 ‘Flohr’의 무대, 그리고 K-Pop 커버댄스는 물론 아르헨티나 K-Pop 팬클럽 회원이 대거 참가하는 K-Pop 플래시 몹이 진행되었다.
오후 7시경부터 시작된 4부 순서는 이정화, 김창성 씨의 사회로 진행됐고 한국 경제발전사와 교민 경제 발전사 동영상 상영과 내빈들의 축사가 있었다. 이어서 KOTRA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UBA)에 봉제 기계 3개를, 상인연합회는 시정부 시민개발부에 가난한 계층에 기부해 달라며 티셔츠 1천장을 기증했다. 마지막으로 UBA 디자인 학부 학생들의 ‘한국’을 주제로 한 패션쇼, 한인들로 구성된 TORAY 밴드 공연, 상인연합회 한인 의류업체가 준비한 한복, 캐주얼, 수영복 등 패션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날 막간을 이용해 경품을 추첨했고, 행사의 마지막 추첨에서 교민 임경윤(29) 씨가 1등 현대자동차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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