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공식 표명하면서, 11월 대선까지도 타결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은 동맹의 무임승차라는 오랜 신념에 기초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입장은 대선 셈법과 관계가 없다고 지적합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대선 의식했다면 한국 제안 수용”
“개인 신념 반영…주한미군 철수론 연계 가능성 여전”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조정관은 21일 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유권자들을 의식했다면 한국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13% 인상 수용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승리로 포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f Trump wanted to, he could have said a 13% increase as a great victory and the American Public would accept that because people really do not pay any attention to the details. But I think it is Trump's personal conviction that is standing in the way of an agreement more than a political calculation... He was speaking yesterday that he has a very strong conviction. That, you know, 'the US has been taken advantage of and that we should get more financial compensation'…”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정치적 셈법보다는 동맹들이 오랫동안 `무임승차’로 미국을 이용해 왔다는 자신의 오랜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정황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런 대통령의 셈법을 감안하면 양보를 이끌어 낼 운신의 폭은 매우 좁다며, 한국으로선 정권 교체를 기다리면서 새 대통령과 재협상하는 것이 한 방안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안도 위험성이 없지는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선되면 인상 요구 압박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밝혔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론에 대해 “다른 성격의 사안’이라고 우회적으로 답한 대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rump is very imprecise when he speaks. So I also had the same impression that I couldn't tell from what Trump said whether or not reduction has one of the issues on the table. Whether Trump would reduce forces and accept the lower figure, that's possible.”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매우 불확실하며, 관련 답변 만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감축을 연계할 가능성을 반드시 부인했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앞으로 한국이 기대 이하의 분담금 액수를 고수한다면 주한미군 감축을 의제에 올려 놓을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대통령, 수 년간 주한미군철수 언급”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잠재적 추진 가능성 높아”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불식시킨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 don't think it really was either an affirmation or a denial of considering reduction of forces. He has many times over the years has talked about wanting to reduce forces… Is that just to raise pressure on South Korea, or is he going to carry through on it? It's more of a potential than other previous presidents…”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확인도 부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 년 간 주한미군 감축을 원한다는 발언을 해왔다며, 실제 이번 협상을 통해 강행하려고 하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적어도 이전의 대통령들 보다는 잠재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또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자유무역협정 FTA 등 다른 미-한 협상들과 비교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명백히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클링너 선임연구원] “He will depict to the existing arrangement as very bad and then he may only get a minimalist improvement, but then he will have that as a major improvement and then move on to the next thing. But the SMA does play into his long held beliefs which we've seen in statements over decades of resistance to having US forces overseas and perception that our allies are taking advantage of us.”
다른 협상들에서는 초기에 부정적으로 비판을 제기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강화한 뒤 비교적 작은 성과도 승리로 크게 포장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오히려 동맹 불신이라는 오랜 신념을 바탕에 두고 타협의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브루스 베넷 “대선 셈법과 관계 없어”
“한국이 첫 협상 동맹국…무임승차 해결 지표 간주”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협상이 앞으로 일본 등 다른 동맹국들과의 협상의 지표가 된다는 점을 크게 의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말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We also have to remember if he had accepted 13% from South Korea, then Japan's going to offer 8%. And so this precedent with South Korea is really important for the negotiations that will go on with all the other allies.”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과의 협상에서 13% 인상을 못박으면 앞으로 일본은 이 보다 낮은 8%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협상 전례는 앞으로 다른 동맹국들과 진행할 협상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출처:VOA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