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유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14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8천 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는 72명으로 집계됐지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고 있어 대조적이다. 심지어 문 정부는 우한폐렴 최대 피해지인 대구경북 지역을 재난특별지역으로 선포하는 데도 미적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에 따른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500억 달러의 연방 재난구호기금에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정부는 긴급요원과 의료물품, 검진, 백신 접종에 들어가는 비용의 75%를 연방정부에 요청할 수 있다. 이날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자 미국 주식시장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렉스 아자 보건후생부 장관의 권한을 강화해 보다 특정 법률이나 규제를 예외로 하거나 의사와 병원이 보다 유연하게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 주정부가 긴급운영센터를 즉각 설치하고 병원들도 비상대응계획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각 주에 즉시 비상응급센터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하고, 정부가 국가 전략 비축물자로 쿠르드 오일을 대량 구매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자동차를 이용해 신속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선별진료소 설치 계획도 소개됐다. 또한 노인요양시설의 입주를 쉽게 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필요한 병상을 확보하는 한편 입원 기간에 제한을 없애는 조치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영국을 제외한 유럽 국가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조치는 정당하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13일 현재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47개주 1660여명, 사망자는 41명으로 집계됐다.
30년 만에 최악의 날을 보낸 미국 증시는 이날 급등했다. S&P 500은 백악관 기자회견 직후 9% 이상 상승했다.
한편 14일 0시 기준 국내 우한폐렴 누적 확진자는 8086, 사망자는 72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대구 지역의 우한폐렴 확진자는 5,990명 사망자는 62명이었다. 경북지역 확진자는 1153명, 사망자는 6명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이 대구경북 지역을 재난특별지역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대구경북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정부에 읍소했다.
권 시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대구시는 여야 정치권과 정부에 대해 대구·경북을 특별재난재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선정된 대구·청도·경산에 취약계층 긴급생계자금과 생활밀착형 자영업에 대한 긴급생존자금을 우선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14일 오전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열린 대구시청을 직접 찾아 대구경북 전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지사는 "14일 0시 기준 경북지역 확진자 1091명은 대구를 제외한 전국의 확진자 모두 합친 숫자보다 많고, 특히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울릉과 울진조차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지역경제가 마비된 상황"이라며 "특별재난지역 범위를 경북전역으로 확대 지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중앙정부가 피해 복구비의 절반을 지원하고 방역관리에 들어가는 비용과 주민의 생계, 주거 안정 비용 등도 국비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세제 감면 혜택이나 금융 지원 혜택도 가능해진다.
역대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8차례 있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과 2000년 동해안 산불,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2007년 유조선 유류 유출,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 강원 동해안 산불 등에 선포됐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감염병 유행으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타당한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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