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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2709 (319)

[인터뷰] 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 “대한민국을 회복시킬 철학은 기독교보수주의”




지난 탄핵사태를 계기로 보수진영의 정치·이념 운동은 다양한 방향과 형태로 분화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중 서울대에서 탄생한 대학생 동아리 트루스포럼도 그 가운데 하나다. 전국 30여 개 학교에서 활동 중인 트루스포럼을 이끄는 김은구 대표를 4·15 총선 전 <미래한국>이 만났다. 김 대표는 서울대 법과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늦깎이 학생이다. 서울대 법대 96학번으로 졸업 후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다가 다시 학문의 길로 들어섰다. 박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계기로 ‘운동가’로 나섰다.

- 요즘 트루스포럼 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강연 같은 경우 한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해왔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잠시 쉬고 있고요. 대신 토요일 내부 기도모임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또 나라가 위기를 맞은 국면에서 많은 국민에 알리는 내용으로 대수장(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에서 기본적인 내용을 제안해주신 게 있어 저희가 좀 다듬는 작업을 하여 책을 냈습니다.

청년들에게 맞게 글을 다듬고 편집 디자인하는 일들을 담당했습니다. 나온 책자는 30여 개 대학에 배포했고요. 그리고 저희가 동성애, 차별금지법 이슈에 대한 인식, 찬반 입장을 묻고 공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 두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대수장과 트루스포럼 공동으로 펴낸 <나중에 편하게 살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10가지 진실>이 그것이다.)
 

- 트루스포럼이 기독교 보수주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해하는 보수주의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프랑스혁명 때 자코뱅이라는 좌파가 등장, 인간 이성에 기반한 유토피아를 만들려고 했었죠. 이들은 종교를 구체제로 규정하고 특히 기독교를 말살시키기 위해 혁명가들이 활동했습니다. 보수주의 철학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에드먼드 버크는 이웃 나라 프랑스의 혁명 참상을 보면서 ‘프랑스혁명의 반성적 고찰’이란 책을 썼는데 이것이 보수주의 철학의 효시가 되는 내용들을 정리한 겁니다.

영국도 기독교였고 버크 역시 마찬가지로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그의 사상에는 기독교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의 보수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청교도인들이 만든 국가잖아요. 보수주의 철학이라는 것은 사실 기독교 정신이 정치철학적으로 정리가 될 수밖에 없거든요. 보수주의 원류는 기독교 보수주의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를 빼고 보수주의만 얘기한다면 내용이 어려워지거나 이상해지기도 합니다.

크리스천이 보는 보수와 진보

기독교 보수주의에 대해 잘 정리하고 소개하는 것이 저희 트루스 포럼의 고유한 역할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주제에 대해 강연하거나 글을 쓰거나 했는데 관련해서 앞으로 책을 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저는 보수주의의 반대가 진보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보수의 반대는 파괴이고, 진보의 반대는 퇴보이기 때문이에요. 누구도 퇴보를 바라지 않습니다. 단지 보수하려는 사람이 있고 파괴하려는 사람이 있는 겁니다. 구체제 시스템을 파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진보가 아니라 혁명주의, 급진주의입니다.

그런데도 이 사람들이 진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유가 있어요. 마르크스(이것은 사실 헤겔 좌파에서부터 비롯됐지만)주의자들이 정반합을 얘기하면서 역사발전론을 만들었습니다. 인간의 역사가 원시 공산사회에서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 공산사회로 귀결이 될 것이다, 이를 역사의 발전이라고 얘기하고 진보라고 했던 것입니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반동이라고 했고요. 이 사람들이 진보라는 용어를 독점하고 있는데 분명히 잘못됐다는 점을 우선 말하고 싶습니다. 보수주의의 반대는 혁명주의, 급진주의라고 명확하게 불러주는 게 맞는다고 봅니다.

- 진보주의자들은 체제파괴, 혁명주의자여야 할 것 같은데, 지금 한국에서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사모펀드 굴리고 금융사기 사건에도 얽혀 있는 등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뒤엎으려는 혁명가보다 악질 자본가 이미지가 더 큰데요. 이들을 상대하는 데 고전적인 보수주의 가치로 가능할까요?

혁명주의자, 급진주의자들이 갖는 세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인간 이성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유토피아를 주장하면서 하나님, 인간의 영성을 부정합니다. 그에 반해 보수주의는 인간 이성의 불안전함을 겸허하게 인정합니다. 인간 이성에 따른 유토피아적 설계나 사회공학을 부정하고 그 대신 인간의 경험, 선대의 경험을 존중하는 경향을 갖습니다. 보수주의자를 신중론자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수주의자는 인간 이성의 부족함을 인정하기 때문에 영성이랄까 어떤 여지를 남겨놓습니다. 크리스천은 급진적인 사고를 갖기 어렵고 철학적으로는 보수주의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자면, 혁명주의자에게는 모든 거짓말이 용인됩니다. 두 번째는 기회주의자입니다. 자기 성공을 위해 변신하는 사람들이죠. 기회주의자들이 혁명을 얘기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멋있어 보이니까요. 뭔가 정당한 것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자기 욕심과 욕망을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미화하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성혁명론자들의 경우 마르크스 이론을 차용해서 가정을, 전통적인 남녀관계를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이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관계를 뒤집어 엎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곤 성해방을 얘기하고요. 자유로운 성은 여성의 혁명을, 인간의 해방을 위한 것이라고 하여 그 굴레에서 벗어나라고 선동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면을 보면 그냥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은 것에 불과합니다. 혁명주의자들에게는 기회주의자의 속성이 항상 같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혁명을 위한 것인지 기존 질서에 반하고 싶은데 혁명이란 것이 구실로 작용하는 것인지 구분은 어렵습니다만. 80년대 민주화를 외쳤던 사람들에게 이런 속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을 전제한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한다면 의견이 다른 것은 토론을 통해 건강하게 해소하도록 설득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는 식의 비뚤어진 역사 인식을 갖고 뒤집어 엎어야 할 시스템으로 규정하면서 그와 반대되는 논의는 적폐로 매도하거든요. 이것은 선동전략이죠.

그리고 민주화 탈을 쓴 혁명주의자와 기회주의자와 맞서는데 보수주의 이론이 맞느냐는 질문을 해주셨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보수주의는 원칙을 다시 회복하는 것입니다. 보수주의자의 개혁이란 측면에서 보면 에드먼드 버크도 혁명을 전부 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혁명이라는 수단으로밖에 해소할 수 없는 사회적 악이나 모순이 있다면 혁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어요. 혁명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것이죠. 그런데 그러한 내용의 혁명을 버크 인생에서 인정한 것은 유일하게 종교개혁밖에 없습니다. 종교개혁도 기독교 보수주의 입장에서 이해하면 아주 쉽습니다.

보수주의는 기존의 아름다운 질서가 무너졌기 때문에 그것을 회복하자는 겁니다. 기독교 보수주의에서 지켜야 할 것은 결국 하나님의 말씀이거든요. 창조질서와 천부인권이 들어가죠. 또 성경에서 기본적으로 말하는 가치들을 세 가지로 정리하면 인간 존엄과 책임 있는 자유, 진리(진실)입니다. 이 세 가지가 성경의 핵심적 가치이고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요약해서 설명해주고 있다고 보는데요, 그 사람들(혁명주의자, 기회주의자)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잘못된 것이죠. 오히려 이렇게 심플하게 접근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 사람들이 민주화, 여성의 인권을 얘기할 때, 예를 들어 미투사건 때 여성단체들 침묵하는 것 보세요. 위선이죠. 그 사람들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그들의 민낯을 보여준 겁니다. 그 사람들의 핵심 코어가 마르크스 레닌주의와 주체사상에 절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민주화운동이라고 포장해왔던 겁니다. 그래서 이 거짓이 드러났죠.

또 하나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구분이 필요한데요, 이 두 가지는 섞여 있습니다. 보수주의자의 자유 개념과 자유주의자의 자유 개념이 조금 다릅니다. 보수주의자의 자유는 책임 있는 자유, 인간의 존엄과 진리라는 가치 아래의 자유로 결코 방종이 아닙니다. 그런데 자유주의자의 자유는 자유 자체를 추구하는, 자유지상주의, 자유를 지고지순한 진리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희 트루스포럼의 경우 탄핵사태로 뭉쳤기 때문에 각자 생각들이 다양했는데요, 가만히 지켜보니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들이 다르더군요. 예를 들어 혼전 성관계, 낙태, 동성애 이런 이슈에서 다릅니다. 그런데 진실 자체를 외면하는 혁명가들이란 거악이 존재하면 서로 협력하게 된 것이죠. 보수주의와 자유주의는 이렇게 정리하는 게 가장 쉬운 것 같습니다.

보수주의와 기독교보수주의의 차이

- 말씀을 듣고 보니 기독교 보수주의의 본질에 대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한국에 보수주의가 있기는 있나요?

우리나라는 이승만 대통령 덕분에 뭘 모르는 상태에서 보수주의로 출발했습니다. 독립정신을 읽어보면 기독교 보수주의가 근간임을 알 수 있는데 신앙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보수할 대상이 창조질서, 천부인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 잘못돼 있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얘기하면 간단합니다. 그런데 보수주의에서 기독교를 빼버리면 이것을 설명하기 어려워지죠.

예를 들어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창조질서와 천부인권, 이렇게 얘기를 하면 되는데, 세속적 보수주의자들은 하나님 개념을 부정하니까 보편적 가치로 치환합니다. 그것이 자유, 인권, 박애, 평등 이런 것들이거든요.

문제는 뭐냐 하면 프랑스혁명 3대 구호 기억나십니까? 자유 평등 박애죠. 바로 이런 것들이 인간의 기준이 되면 필연적으로 상대성이 개입하기 때문에 범위가 어디까지냐의 싸움으로 변질돼 버립니다. 저는 세속적 보수주의자는 결국 고전적 의미의 자유주의자와 같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들도 진실을 존중하는 가치가 있다면 협력할 수 있지만 문제는 좌파를 포함해 도를 넘은 자유주의는 포스트모더니즘을 기반으로 진리의 상대성을 인정하기 때문에 혁명가들이나 기회주의자들과 동거하기가 너무 용이하다는 것이에요. 그게 바로 공산주의자들의 통일전선전술일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기독교 보수주의, 세속적 보수주의, 고전적 자유주의 여기까지의 스펙트럼을 인정하고 또 그것이 어느 정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종교적 신념에 대해서만큼은 강요할 수 없는 것이고 인간의 존엄과 개인의 자유, 진실을 존중하는 입장이 같으니까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중세처럼 종교를 강요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어쨌거나 자유와 존엄 진실 이런 가치들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보수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이 협력, 동반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도를 넘어선 자유주의 예를 들어 신학적으로는 자유주의 신학이 그렇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이것을 해석할 때 인간의 이성, 경험, 감정만으로 해석할 수 없는데 자유주의 신학은 이것을 벗어나 해석합니다. 인간의 이성이라고 하지만 사실 방종으로 흘러가는 것이죠. 도를 넘어서는 자유주의 신학이 있고 여기에 좌파(leftist)가 있는 것이죠.

미국도 리버럴과 레프트를 구별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수주의자들이 전략적으로 그 둘을 갈라놓으려고 해요. 미국에서 리버럴이라면 클래시컬한 리버럴을 의미하는데 말씀드렸다시피 성경, 말씀의 기준을 벗어버리고 인간의 이성과 자유를 얘기하다보면 그게 자연스럽게 방종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포스트모더니티 한 아이디얼에 따라가다 보면 상대주의, 진리의 상대성을 얘기하게 되어 기준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기독교 보수주의, 세속적 보수주의, 클래시컬 리버럴, 도를 넘어선 리버럴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지금 우리나라가 기독교 자유주의를 강조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저는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회복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인 것이죠. 크리스천 입장에서 먼저 말씀드리면 교회 안에서도 문제가 참 많습니다. 바로 잡아야 할 것들이 많은데 지금 이 시점까지 혁명가들은 종교를 부정하고 하나님을 부정해왔습니다. 특히 기독교를 서구문명의 구체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언제나 깨야 할 시스템이었던 겁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크리스천들이 북한과 구별되는 대한민국을 세웠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있는 혁명가들에게도 어떻게든 기독교 시스템을 파괴해야만 하는 것이죠.

교회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침소봉대하는 것도 있지만 교회가 제대로 하지 못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빌미를 준 겁니다. 그래서 회개할 시간과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교회와는 별도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고 놀라운 건국화와 산업화의 가치를 부정해온 사람들이 반대한민국 운동을 민주화로 포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게 되면 좋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구별하기 힘든 상황이잖아요.

구별되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기독교보수주의 운동의 핵심은 가치회복 운동

-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은 진짜 민주화 운동과 대한민국 파괴운동을 아직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보수우파 운동이라기보다는 진실에 접근하는 운동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트루스포럼은 정치활동이라기보다 신앙에 기반한 ‘진실 알리기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제 생각과 달리 다른 사람들은 정치적 활동으로 보는 것도 같습니다. 어쨌거나 대한민국 가치도 진실에 기반해 제대로 확인하고 세워나가야 되는 것이죠.

소위 보수라고 하는 사람 중에서도 좌파가 악랄하게 하니까 보수도 거짓말도 좀 치고 똑같은 수법으로 해야 한다고 보수주의 운동을 그렇게 접근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방법은 절대로 보수주의가 아닙니다. 특히나 기독교 보수주의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나님께서는 거짓을 싫어하는데 그런 방식으로는 싸울 수 없어요. 목소리 내야 하고 당당히 맞서야 합니다. 하지만 좌파 혁명가나 기회주의자들이 거짓을 말한다고 해서 우리가 똑같이 한다면 결국 우리가 진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주의운동이 정치운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진실에 집중해 그것을 드러낸다면 양심을 가진 좌파, 그쪽에 경도된 사람들, 진실을 명확하게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깨어납니다. 이승만 대통령이나 박정희 대통령에게도 열악한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없을 수 없습니다. 인간이니까요. 과거를 있는 그대로 확인하고, 당시 소련이 한반도를 잠식하려는 상황에서 이 분들이 남한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만들고 지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진실에 기반해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게 안 돼 있어요. 그러다보니 자기 정체성이 비뚤어져 있고요. 그것을 회복하는 것이 결국은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말하는 진보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창조질서와 천부인권의 가치가 회복되는 것, 부자와 빈자를 떠나 인간의 존엄성이 회복되고 책임 있는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제가 굳이 기독교 보수주의자나 기독교 진보주의자라고 말하지 않는 것은 진보라는 단어를 워낙 많은 사람들이 곡해해왔기 때문입니다.

진보라는 사람들이 사실상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영향을 받았고 그 사상에 젖은 채 치장해왔기 때문에 진보라는 말은 쓰지 않지만, 이런 의미에서 진보는 인정을 하죠. 하나님의 말씀대로 세상이 회복되는 것을 진보, 무너진 기준들을 다시 세우는 것을 진보라고 한다면, 크리스천들은 전부 진보주의자들입니다.

하지만 크리스천들을 보수주의자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애초에 보수주의 철학이 기독교 시스템 자체를 해체해버리려 했던 좌파들의 프랑스혁명을 보면서 ‘이것은 안 되겠다’는 반성적 고찰에 기반을 두고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보수주의자들이 잊고 있었던 것, 마르크스의 유령

-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나라 보수는 여전히 중심을 잡지 못하고 분열된 상태입니다. 보수주의 골격을 다시 만드는 운동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선거와 상관없이 원칙적인 기준이 무너져 있습니다. 진실이 회복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세운 부정한 나라라는 거짓된 역사관, 김일성이 주장한 이런 역사관을 바로 잡는 일이 필요합니다. 시간은 많이 걸릴 테지만 진실회복이라는 원칙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보수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종교개혁, 진실이 무엇인지,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집중해야죠. 보수가 그동안은 아웃풋 자체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에 이것을 놓쳤거든요. 이것을 놓치니 거짓말이 들어온 겁니다. 대한민국 기본적 원칙들, 결국은 진실이에요. 진실을 지키는 게 경우에 따라서는 괴롭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회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중국, 북한 등 대한민국 주변 상황이에요. 위험해 보이는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더 원칙을 얘기해야 합니다. 정치적 타협을 얘기하면 불순물이 많이 낍니다. 보수주의자라고 얘기하면서 좌파와 똑같은 삶의 행태를 보인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보수주의가 아닌 것이고요. 이것은 기회주의죠. 지금부터는 우리가 가치에 집중하고 원칙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태극기 집회가 3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음에도 선거에 영향이 별로 없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어쨌거나 그분들이 운동을 촉발시켜 주셨다고 봅니다. 지금 가는 길이 외로운 길일지 몰라도 결국 바른 길이고 진실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합니다. 진실은 어떤 의미에서 스스로 살아 있는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역사의 흐름 가운데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결국은 역사의 필연이라는 것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중국의 경우도 서구사회의 원류이자 본질인 기독교보수주의가 전파된, 보편적 가치가 통용되는 사회가 아니라 물질에 집중하고 경제적 성취만 쌓아 올려가다 보니 마오이즘, 공산주의라는 기본 바탕이 갖는 한계에 부딪힌 겁니다. 역사의 필연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면에서 중국의 변화는 필연적일 겁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북한도 마찬가지고요.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는 어떤 역사적인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되리라 봅니다. 미국도 그들의 기본적 가치를 회복하고 되돌리는 기회를 맞은 것 같습니다.

만약 힐러리가 당선됐다면 미국 사회도 어떻게 변화했을지 모릅니다. 친중적인 기회주의 정치인들이 미국의 가치를 허물고 중국의 헤게모니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며 이런 것들이 차단되어 미국 시민도 많이 각성됐어요. 그래서 미국도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고요. 지금의 이 상황은 체제의 전쟁이기도 하고 정신의 전쟁이기도 합니다.

소련이 망한 뒤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주장처럼 세계는 지루한 평화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마르크스의 유령을 잊고 있었던 겁니다. 이 유령은 일말의 증오와 분노를 양식 삼아 언제든지 발호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민주의를 들먹거리며 마르크스주의가 다시 고개를 쳐들었던 것이죠.

지금이라도 깨달을 기회가 된 겁니다. 저는 이게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마지막 기회인 것 같습니다. 물질 중심으로 중화사상에 편입해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그 이전에는 기독교 보수주의가 있었던 것이고요)과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켜온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할 것인지 중대한 기로를 맞았습니다. 감사한 것은 어쨌거나 이런 인식들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그게 희망입니다. 다만 현실은 4월 15일 이후 당선된 국회의원들 중 얼마나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우리와 공유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물질적인 성취가 목적이 아니라 가치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물질에 기반해 성장해 왔고 그 점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너무도 허약하게 중국에 편입되기 너무 쉬운 상황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 위기를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체성과 가치를 회복해야 하는데 저는 결국 그 운동의 가치 중심이 기독교보수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적 색채를 뺀다면 진실에 기반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고요. 대한민국은 신앙의 동지인 미국과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이 좋은 샘플을 회복한다면 중국이 거대한 변화의 시기를 맞았을 때 귀중한 귀감이 될 겁니다.

출처: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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